
면역력에 관한 통찰
요즘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 중 하나가 면역에 관한 것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카페에 가고, 영화관에 가고, 가끔씩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고.. 이런 사소하지만 지극히 일상적인 일들이 두려움으로 인해 기피되는 요즘입니다. 우리가 바이러스를 이기고 정복하려 하기보단 어떻게 순응하며 대응하고 살아갈 지에 대해 더욱 고심해야 되지 않을까...
각자의 위생에 신경 쓰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부쩍 많이 듭니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율라비스(Eula Biss)의 「면역에 관하여(on Immunity)」라는 책은 2014년 출간되었지만 지금 현 시국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과제들을 다루고 있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그녀의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통찰은 이 글을 읽는 내내 차분하게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줍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로 활동 중인 그녀는 2009년 아들을 출산하여 처음으로 어머니가 되는 과정에서 면역과 예방 접종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시작하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품고 있는 정부와 의학계에 대한 불신, 아이들의 공기, 음식, 매트리스, 백신 등에 무엇이 들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직면하며 면역을 둘러싼 은유들을 그리스 신화와 역사, 문화에 관한 저서들을 통해 사색 그 너머로 까지 확장시켜 대담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면역에 관해 통찰합니다.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이 우리를 죽일 수도 있는 세상으로
아무것도 겁날 게 없는 세상에서 모든 게 다 겁나는 세상으로
마스크를 쓰는 불편함보다 마스크가 없으면 불안한 세상으로
우리의 이미 일상 생활 많은 부분에서 이런 세상이 예고도 없이 성큼 다가와버린 사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책 속에서 그녀는 말합니다.
엄마가 된다는 건 힘을 부여받은 동시에 무력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어머니는 아이를 대신해 무수한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결정이 옳은지 확신할 수 없어 무력하다고.. 결국엔 우리가 아이에게든 자신에게든 세상으로부터의 면역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맞아야 하는 예방 접종의 수는 참 많습니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아무리 적은 확률이지만 그게 내 아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성분과 필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자세히 설명하거나 알려주지 않는 현실. 당연히 맞아야 하니까 맞아야 하는 사회 분위기. 이것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면 극성 엄마의 이미지로 보이기도 합니다. 과자 한 봉지를 사도 성분 표시가 있지만 아이와 우리 몸속에 주입하는 그 주사 성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은 없는 현실. 무엇이 정답인지 몰라도 그것이 왜 정답인지에 대해서는 알아야 할 권리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항하듯 무조건 자연주의 육아를 고집하는 것 또한 매우 편협한 방법이며 이에 따른 문제점들도 보도를 통해 이미 접한 바 있습니다.
아이를 가진 어머니라면 비스가 고민한 이런 부분들에 상당히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백신 뿐 아니라 혈액, 에이즈, 암, B형 간염, 신종플루, 항균 소독제의 허와 실 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객관적인 연구, 은유들을 담고 있어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필요한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면역은 우리가 공동으로 가꾸는 정원
한 면역학자가 '인간이란 미생물의 운송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생물이 우리를 이용하는 것 못지 않게 우리도 미생물을 생명과 직결된 많은 부분에서 이용하며 살아갑니다. 미생물은 우리의 소화를 돕고, 비타민 합성을 거들고, 해로운 세균의 증식을 막아주는 등 우리는 출생 시점부터 수많은 다양한 미생물과 공존합니다. 필수 미생물을 모두 획득하기 위해 태어나자마자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투여받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상호성의 그물에 얽혀 있다는 사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몸을 적절한 환경에서 다른 많은 미생물들과 함께 균형을 이루어 살아가야 하고, 이 정원의 은유를 사회적 몸으로까지 확장하여 우리 모두는 서로의 환경이라 말합니다. 즉, 면역은 개인의 영역이 아닌 공유된 공간이며 함께 가꾸어 나가야 하는 정원이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편견 차별 혐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고 건물 안 출입도 제한 됩니다. 이 때문에 빚어지는 논쟁과 다툼으로 시작된 폭행과 폭언 관련 접수만 840건. 매일 20여 건의 시비가 발생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상대에게 침을 뱉고, 목을 물어뜯었다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실제 일어나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자는 이기적이고 무지한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NO 마스크 진상’이라 불립니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개인적인 행동이 수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와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슬프게도 우리는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낄수록 좀 더 편협해진다고 합니다.
낙관적으로만 상황을 바라볼 수 없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기주의적인 행동이 용납될 수는 없습니다.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와 같이 개인의 양심에만 맡기기에는 그에 따르는 책임의 크기가 너무 다릅니다. 개인의 위생과 안위를 잘 돌본다는 것은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지키고 배려하는 일은 정원을 가꾸는 일만큼이나 크고 작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이 좋은 균인지 나쁜 균인지 분류하는 것처럼 인간의 행동을 규정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 전과 비교해서 우리의 동선과 관계는 짧아지고 있고, 뉴스에서는 매일 다양한 사건들을 보도합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다름 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마스크로 인한 답답함 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고립과 이기심에 숨이 막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는 건 소수만의 감정은 아닐 듯합니다.
면역에 관하여
면역성을 길러주는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면역에 관한 객관적 진실과 통찰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현 시대를 부단히 살아가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건강하고 사랑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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