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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행 맛집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in 인사 센트럴 뮤지엄 전시후기

by 헬시뷰티러너 2020.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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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IDE MAGRITTE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워낙 유명해서 주요 작품에 대한 해설과 다양한 해석들은 검색만으로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을 두고 의미를 논하는 것 또한 어쩌면 의미 없는 일일지 모릅니다. 

 

연인들 1928 (가장 가까운 연인에게조차 자신의 모든 걸 들키지 않으려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줌)

1962년 마르셀 프랭스(Marcel Fryns)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라고 묻자

I'd say that through my work, It's poetry that speaks.

"내 작품이 전하려는 것은 한 편의 시라고 말하겠습니다."라고 답합니다.

 

그만큼 그의 작품에서는 제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과 그림의 조화가 지극히 시적이기에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매번 놀라움과 때로는 깊은 깨우침을 줍니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말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주말 대기줄 엄청납니다. 평일이나 주말 오전 시간대 추천드려요:) 2020. 05. 24 

제가 전시를 관람한 날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기 2시간이라 했지만 기다려서 결국 관람했다는 TMI. 코로나로 인해 대기 간격을 지키고 열체크와 소독 등으로 인해 더 길어진 것도 있지만 정말 되도록이면 주말 관람은 피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열 체크와 간격을 유지한다고 하지만 사실 너무 복잡해서 그것 조차 의미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법에 걸린 왕국 시리즈 in 1953

■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다

틀에 박힌 생각이 얼마나 뻔하고 지루한 삶을 반복하도록 만드는지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어쩌면 우리 안에도 뻔한 세상을 다르게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항상 사람과 사물의 가려진 뒷면을 보기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든 것에는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인지하며 살아갑니다. 더욱 성장해 사회로 나오면 당연한 상식들을 더욱 강요받게 됩니다. 상사의 말은 틀려도 정답이며, 성실해야 하고, 예스 해야 하며, 여자는 여자답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합니다. 그런 상식들과 충돌하면 사회 부적응자 또는 특이한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그런 고유명사로 여기지기 싫어 나를 틀 안에 맞추고 끼우고 구겨 넣습니다. 출근길 전철 속 내 몸을 밀어 넣듯이 말입니다. 

 

이미지의 배반 1929 _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르네 마그리트는 말합니다.

파이프 그림 속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라고..

이것은 하나의 이미지일 뿐 아무도 이것으로 담배를 피울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현실과 묘사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차이를 강조하고 이미지는 현실이 아닌 환상 즉, 일종의 조작이라 주장합니다.

그의 말처럼 이미지는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고 타인에 대한 해석도 우리가 만들어 낸 진실이 아닌 이미지와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 또한 착각일 수 있다는 생각.

 

그래서 나와 가까운 가족이나 연인은 당연히 나에게 이렇게 대해주어야 한다는 생각 또한 내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인데 실망하고 상처 받고 탓하고 원망하고... 허상이 진실이라 믿는 내 생각에 의해 나의 현실은 창조됩니다.

고로 이미지의 잘못된 왜곡 대신 즐거운 상상을 한다면 삶은 더 풍성하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의 작품 속 파이프 모양의 커피잔에 잘 내린 에티오피아 커피를 담아 마시는 상상.
더욱 진하고 다양한 풍미가 느껴질 것 만 같은 행복한 상상. 

르네 마그리트의 친구인 루이 스퀴트네르 (Louis Scutenaire)는 마그리트의 작품 앞에 서 있는 동안 보고 떠오르는 생각에 집중하고, 그 생각들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길 바랬습니다. 그의 작품은 연대별로 마그리트가 속해 있었던 사회 정치적 분위기와 본인의 삶과 그 속에서 함께한 사람들에 의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분위기를 달리합니다. 그 흐름에 맞춰 작품을 바라보고 제목과 매치하며 그의 의도를 감히 추측해보고 상상해보고 즐겨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유튜브 브이로그 창시자 르네 마그리트

1922년 마그리트는 마르셀 르콩드(Marcel Lecomte)를 처음 만납니다. 그가 조르조 데 기리코의 <사랑의 노래>를 보여주었는데 이는 마그리트의 예술 활동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합니다.

 

1927년 루이스 퀴트네르(Louis Scutenaire)를 만나 깊은 우정을 나눕니다. 둘은 일요일마다 만나 작품 제목을 함께 논했으며 그렇게 지어진 작품명이 약 170점에 이른다고 합니다.

 

1956년 평소 영화에 관심이 많던 마그리트는 카메라를 구입해서 아내 조르제트와 초현실주의 그룹의 많은 친구들과 수많은 단편 영화를 촬영 예술화 시킵니다.

 

 그의 삶은 예술과 철학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승화시키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더욱 풍성하고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거의 20년 동안 직접 촬영한 영상 속에는 그와 그의 아내 그리고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현대 유튜브 브이로그 같은 형식으로 이 또한 삶의 다양한 의미와 해석을 담고 있으며, 그에 의해 직접 연출되고 촬영된 예술 작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영상들은 그의 삶과 예술적 행보뿐 아니라 벨기에 초현실주의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시대를 앞서 나간 그의 철학과 사상이 여실히 드러나며, '상식과 고정관념을 뒤흔든 위대한 화가'라는 수식이 과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요소 중 하나라 여겨집니다. 

■  눈과 귀가 즐거운 체험형 전시

마그리트는 가장 평범한 대상에 집중하여 '낯선 시적 효과'를 창출하는 방법으로 방향 감각의 상실 그리고 고립의 느낌을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합니다. 마치 친숙해서 무관심했던 일상 사물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재조명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공허와 풍요, 빛과 어둠, 낯과 밤과 같은 대조적인 장면들을 동시에 표현하여 지극히 평범한 대상에게 매료되게 만듭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빛의 제국> 공간이었습니다. 이는 국내 크로스 디자인 연구팀이 특별 제작한 미디어 아트로 마그리트의 작품 중 대조적인 개념이 공존하는 5 개의 작품을 음악과 함께 영상으로 재해석하여 평화롭고 명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작품의 시적인 힘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충분히 머물고 싶은 공간이었습니다.

 

영상은 일부 아래 동영상에 첨부했으니 참고하세요:)

 

눈과 귀가 충분히 즐겁도록 섹션이 나누어져 있고, 미디어와 결합된 체험형 전시라 생동감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사진 촬영 (플래시X) 충분히 가능하니 친구 연인 또는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 남길 수 있는 이번 전시 추천드립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빛의 제국 1954
L) 신뢰 / R)행복한 기부자

 

 

인사이드 마그리트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미디어 영상 촬영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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