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작년부터 1년에 한 번씩 제가 이루고 싶고 해보고 싶은 일들을 100가지 적어봅니다.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적으면서도 이게 가능해?라는 목록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백가지의 리스트를 적어 보는 것 만으로 스스로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을 마주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실 앉은자리에서 바로 100가지 목록을 한 번에 다 적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 리스트를 항상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적어나가면서 며칠에 걸쳐 다 채우고 나니 뭔가 반은 이룬 듯한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자기 계발과 돈, 건강, 사랑과 관계, 여행 이 5가지가 저를 움직이게 하는 요소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고, 무엇을 원하며, 어떤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는지...
나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만 하기보다 글로 적어내니 더 명확해지는 원리.
이것을 제 삶에 적용하면서부터 더 자유로움을 느끼고 매 순간에 집중하는 힘이 생깁니다. 그리고 선택에 있어서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어 시간 관리면에 있어서도 상당히 효율적입니다. 뿐 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들을 시도함에 있어 주저하기보다는 시도해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보라카이에서 프리다이빙에 도전해보다
그중 한 가지 에피소드를 나눠볼까 합니다.
수영을 전혀 못하는 여자의 바닷속 프리다이빙 도전!
실제 이 목록을 적으면서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수영도 일도 못하면서 아무런 장비도 없이 바닷속을 들어간다고? 미친 거 아니야? 하하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두렵지만 사실 죽기 전에 꼭 한번 체험해 보고 싶은 액티비티였습니다.
이 리스트를 적어둔 것도 잊어버린 채로 지내다 어느 날 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보라카이에 함께 휴가를 가서 프리다이빙을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아! 순간 제 버킷리스트 100이 떠올랐고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예스를 외쳤으며, 일사천리로 티켓과 숙소를 예매하였습니다. 여행 일정이 다가오면서 제 마음은 설렘과 두려움을 오가며 한껏 들떠 있었습니다. 프리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과 영상들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고, 혼자 자유롭게 바닷속을 즐기는 제 모습을 자주 상상했습니다. 막상 여행지에 도착해서 프리다이빙을 체험하기 전에 업체를 컨택하고 사전 교육을 받고 안전을 위해 미리 연습도 충분히 받고 나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배를 타고 다이빙 포인트로 나가니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더 커졌습니다. 사실 '아 그냥 포기할까..?' '이 멋진 풍경을 본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해!' '배 위에 앉아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거 구경이나 하다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라며 스스로를 나약하게 하는 생각들이 마구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미 제 발에는 오리발이 신겨 있고 수경을 착용하고 물속에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해보고 싶은 경험이라고 이미 목록에 적은 이상 두려움보다는 해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해보고 경험해본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스스로에게는 대단한 일이 될 테니까요.
직원 분의 도움을 받아 일단 물속으로 머리를 넣고 보니 제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저절로 아래로 아래로 빨려 들어가듯 바닷속을 구경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립니다. 그 짧은 1-2분 남짓한 시간이 꿈만 같습니다. 두 번, 세 번.. 그 이후로 프리다이빙 재미에 빠져 3시간 동안 신나게 놀았습니다. 결국엔 마지막에 이퀄라이징을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코피를 흘리며 배로 돌아왔다는 웃픈 스토리를 남기며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그렇게 줄이 그어집니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느낀 점
이 경험은 저에게 삶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해 주었습니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말합니다. 원하는 것을 명확히 정하고, 생생하게 상상하라.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제 삶에 대응해보면 내가 뭘 원하는지 조차도 헷갈리게 만드는 아이러니한 정의.
하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단순한 원리인 것 같습니다.
생각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 이것은 종이에 적어보는 행위 자체도 포함합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은 그리 대단하지도 특별하지 않을 수 있는 항상 내 주변에 존재하거나 지금이라도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실제로 제 버킷 리스트에는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기. 손 편지 써드리기' 등 당장 할 수 있지만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어색해서 등등 하지 않을 이유가 더 많은 사소한 말 한마디나 몇 분 걸리지 않는 행동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말이나 행동을 통해 제 삶은 더 긍정적이고 풍성한 방향으로 향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목록화하고 이미 해낸 것처럼 상상하고, 이 경험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일은 다른 각도로 사람과 사물을 대하게 하는 힘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더욱 진취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삶을 대하게 합니다.
정리하자면,
- 내가 하고 싶은 목록 100 적어보기
- 정리해서 내가 추구하는 섹션 분류해보기
- 기간이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들은 우선순위를 만들어 할 일 목록 정하고 실천하기
- 단순한 행위들은 하고 싶을 때 언제든 해버리기(고민 또는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의 말들은 무시해버리기)
- 그렇게 리스트들을 지워나가는 재미와 성취 즐기기
한번 시도해보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목록을 적어 내려가는 과정만으로도 얻어지는 것들이 꽤 쏠쏠하답니다:)
요즘처럼 자유로운 여행이 제한되고 있는 이런 시기에 더 여행이 그리워지는 이유도 없겠네요. 그래도 최소한 삶을 여행하듯 대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사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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